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태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사업에서 이탈리아, 중국 등 경쟁 국가들을 누르고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수출하게 되었다. KAI(대표 하성용)는 9월 17일 태국 정부와 T-50TH 4대에 대한 수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1.1억 불 규모이며 계약 후 30개월 내에 총 4대를 납품하게 된다. 계약식이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KAI 하성용 사장과 태국 좀 릉스왕(Johm Rungswang) 특별 획득 위원회 위원장(공군 참모장, 대장)을 비롯한 양측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17일 열렸다.
태국 정부는 노후된 L-39ZA Albatros 기종을 대체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였는데, 이 사업에 중국의 L-15 Falcon, 러시아의 Yak-130, 이탈리아의 Alenia Aermachi M-346, KAI의 T-50 총 4개 기종이 치열하게 경쟁을 하였다. 태국이 1990년대에 체코로부터 도입한 40여 대의 L-39ZA Albatros의 경우 수리부속이 부족하여 운항 효율이 대폭 저하되는 등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하였다. 이에 태국 정부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JAS-39 Gripen 훈련기 12대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었고, 이번에 2차로 T-50 4대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태국 육군에 각종 장비를 지원하는 등 이미 군사협력 및 교류를 진행하고 있었고, 막대한 차관 제공을 약속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쳤기에 KAI T-50이 선정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KAI를 지원하기 위해서 공군은 태국 공군 조종사의 평가 비행과 정비사 교육훈련을 지원하였고, 방사청은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전 방위적으로 지원에 나섰다. 또 駐 태국 한국대사관도 적극적으로 태국 정부를 설득하는 등 민·관·군이 한 팀이 되어 수출에 나서 중국과 러시아의 파상공세를 꺾고 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T-50은 4세대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할 수 있는 기종으로 고등훈련·전술입문 및 경공격까지 전천후로 지원할 수 있는 다목적 항공기이며 현재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T-X 사업)의 후보 기종이다. T-X 사업은 미 공군 고등훈련기 350대 및 지상훈련장비와 후속 지원 등 총 100억 불 (10조 원) 규모이며, 전투훈련을 위한 가상적기 150여 대와 미 해군과 해병대 훈련기 500여 대를 포함하면 1,000대 38조 원 규모의 매머드급 시장이다.
2015년 2월 미 정부 예산 반영을 시작으로 3월 미 공군은 핵심 요구도를 공개하고 T-50만이 가능한 지속 선회능력(Sustain G) 등을 요구한 바 있다. T-X 사업 일정은 2016년 하반기에 RFP (제안요청서) 배포 후 2017년 하반기에 기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에서 T-50은 성능과 가격 등 모든 면에서 다른 기종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수출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현재 KAI-LM 컨소시엄의 T-50을 비롯하여 보잉-사브, 노스롭 그루만-BAE-L3의 신규 개발과 에어 마키사의 M-346 개량형, 텍스트론사의 저비용 항공기 스콜피온이 경쟁하고 있다.
KAI 하성용 사장은 “무역수지 적자가 큰 항공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전환하여 항공선진국 진입을 견인하겠다"라며 “수출은 국내 협력업체의 물량과 항공 인프라 저변을 튼튼히 하는 지름길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KAI는 이번 수출에 힘입어 2015년 매출 목표 3조 원 중 기체 구조물 포함 60% 이상을 수출로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