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지난 30일 문재인 정권의 통일외교안보특보 문정인의 ‘한반도의 평화로 가는 진정한 길(A Real Path to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 글에서 판문점 선언의 역사적 중요성과 종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의 필요성 그리고 이로 인한 주한미군 철수의 당위성에 대해서 주장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다음은 그 기고문의 내용이다.
남한과 북한 간에 오래 동안 분단과 전쟁을 상징해 왔던 비무장지대 내의 마을인 판문점에서 12시간의 정상회담에 의해서 지난 금요일에 예상치 못했던 기적적인 평화를 이끌어 냈다. 판문점 선언에 의하면, 남북한의 지도자인 문재인과 김정은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고 이에 따라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도래 했다고 약속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 증가하는 북한의 핵무기 그리고 지난 한 해 동안 남한국민을 괴롭혔던 심한 위기감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전환은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00년, 2007년 그리고 2018년의 남북한 간의 세 번의 정상회담을 참석한 후에, 나는 이번 정상회담은 영구적인 평화를 위한 진정한 진전을 나타내고 초석을 다졌다고 생각한다.
언론보도의 대부분은 초점을 남아있는 상당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맞추고 있지만, 지난주에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는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했다. 문재인과 김정은은 고위급간의 약속만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또한 그러한 약속을 이행할 구체적인 스케줄을 제시했고 그리고 협력을 촉진하고 분쟁을 예방하는데 있어서 즉각 효력을 발휘할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것은 남아 있는 모든 도전과제에 대해서, 앞으로 몇 달 안에는 힘들더라도 수년 내에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를 포함한 포괄적인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를 제시한다.
한국전쟁의 종지부를 찍다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성과는 유의미하다. 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남북한 간의 관계를 정상화시켰고 그리고 두 지도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고위급을 포함한 회담과 협상을 갖고 그리고 그러한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사항을 이행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했다.
그들은 남북한 양측의 주민대표로 합동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그리고 적극적인 협력, 교류, 방문 그리고 접촉을 각계각층에서 하도록 권장할 것이다. 그들은 또한 8월15일 광복절에 맞추어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동의했다. 그리고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에 기초해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는 실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또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그리고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는 분수령이 되는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두 지도자 모두 육지, 하늘 그리고 바다를 포함해서 모든 지역에서 서로에 대한 적대적 행위를 완전히 중단하고 그리고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꾸는데 동의했다.
그들은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서 서해의 북방한계선 주변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로 약속했다. 그들은 또한 적극적인 협력, 교류, 방문 그리고 군사당국자 회담과 국방부장관 회담의 빈번한 개최를 보장하기 위해서 합동군사위원회 발족을 포함해서 군사적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했다.
판문점 선언은 더 나아가 한반도에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제체를 구축하는데 협력하기로 하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공동의 약속을 포함하여서 한국 전쟁이 휴전된 후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존속해 온 현재의 휴전상태를 종결시켰다.
이러한 활동의 일부로서, 두 지도자는 군사적 긴장을 줄이고 신뢰를 구축하는 조치를 통해서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행하고 그리고 북한, 남한, 미국을 당사자로 하는 3자회담 또는 중국을 추가해서 4자회담을 개최하기로 약속했다. 그 목적은 종전을 선언하고 그리고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한과 북한의 지도자들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시킨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새로운 시대를 열다
이러한 모든 약속의 진정한 중요성에 비해서, 금번 남북 간의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이제까지 있었던 것보다 훨씬 월등하다. 이전의 협정과 선언문들은 이러한 담대한 목표를 포함한 적이 없었다. 두 지도자들은 오래된 의견의 차이를 좁힐 수가 있었다.
남한은 일반적으로 경제를 우선시 하는 논리에 기초하여 기능주의적 접근을 선호해 왔다. 반면에 북한은 군사적/정치적 문제를 우선시 하는 접근을 선호해 왔다. 판문점 선언은 양측이 군사적/정치적 문제의 중요성에 집중을 한 최초의 남북 간의 정상회담이다.
완전한 비핵화에 관한 합의문 채택은 또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과거에는 북한은 핵과 관련된 의제는 순전히 미국과 북한만이 다룰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하면서, 남북대화에서는 의제로 채택하기를 거부해 왔다. 이번에는 김정은은 문서로 약속을 했고 그리고 노동당 신문은 공개적으로 완전한 비핵화에 관한 합의를 보도했는데, 이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완전한 비핵화에 관한 그의 약속을 강조하면서, 김정은은 문재인에게 미국과 한국의 핵전문가들과 기자들을 초청해서 풍계리 핵 실험장을 사찰하고 검증하도록 한 후에 아직 사용가능한 풍계리 핵 실험장을 5월 달에 폐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내내, 김정은은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철수, 한미동맹을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단 우리가 대화를 시작하면, 미국은 내가 남한, 태평양 지역 그리고 미국에 핵무기를 사용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라고 김정은이 말했다.
김정은은 또한 문재인에게 그가 미국정부로부터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그것은 모임을 자주 갖고 그리고 신뢰를 쌓는 것, 한국전쟁에 대한 종전협정, 그리고 불가침 협정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만족된다면, “ 왜 우리가 핵무기를 가져서 고생을 하겠냐? 고 김정은이 덧붙였다.
이게 바로 김정은이 비핵화를 종전협정과 평화체제 구축과 연계시키기 원했던 이유이다. 판문점 선언의 마지막 장에도 나와 있듯이, 종전협정을 맺고 종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는 일이 생긴다면,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활동을 빠르게 진행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전 협정들의 실수를 인정한 후에 두 지도자들은 그들이 동의한 것을 이행하겠다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약속을 했다. 주요 회담과 행사들에 대한 날짜가 이미 5월 달에 예정된 고위급 회담과 군장성급 회담과 함께, 주요 회담과 행사에 대한 날짜가 선언문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었다. 이산가족상봉은 8월 15일에 실시될 것이다. 그리고 문재인은 가을에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으로 예정된 험난한 여정
이러한 성공을 가능케 한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정상회담을 갖고자 하는 김정은의 전략적 결단이 없었다면 정상회담은 결코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다. 즉, 김정은이 시작을 했고 만남을 계획했다. 짐작건대, 그는 남한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했고 (그는 신년사에서 핵무기를 포기해서라도 경제발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에 줄을 대줄 문재인을 이용하기를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의 진심, 열린 마음, 그리고 북한정부와 미국정부 간에 정직한 운전수의 역할을 할 의향 또한 중요했는데, 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북한의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그는 이러한 것들을 몸소 보여 주였다(한국정부 또한 무수한 비밀 접촉을 통해서 북한의 관리들을 설득하려고 애썼다).
마지막으로, 트럼프대통령이 북한정권에 대한 최대한 압박을 유지한 것과 북한에 대한 문재인의 적절한 시점의 접촉이 합해져서 남북한의 두 지도자들의 모임이 성사되도록 도와주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적절히 지적한 것처럼, 험난한 여정이 앞에 예정되어 있다. 판문점 선언이 아무리 포괄적이라도, 오랜 기간 지속된 남북한 간의 대립을 항구적인 평화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군사적 긴장관계를 완화하는 것, 신뢰를 구축하는 것, 그리고 군축에 합의를 하는 것은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특히 남북한 같은 철천지원수 사이에는 더욱 힘들다.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서도 똑같이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 될 것이다. 북한, 남한 그리고 미국 모두 비핵화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 방식이라는 것을 알지만, 순서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미국의 입장은 CVID 먼저 그리고 나서 보상인 반면에, 북한은 비핵화와 보상이 단계적이고 동시에 이루어지기를 원한다.
남한은 절충안을 선호하는데, 이 방식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믿을 수 있는 약속과 행동이 이루어진 후에 단계별 선언의 실행, 사찰 그리고 신속한 시간 내에 검증가능한 비핵화가 실시되는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김정은이 진정으로 그의 핵시설, 원료 그리고 폭탄을 검증가능하고 비가역적인 방식으로 제거하느냐이다. 회의론자들은 김정은이 취하는 매 단계마다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단계적이고 동시에 진행되는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그가 살라미 전술을 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실제로 과거에 북한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채 이익만을 취한 적이 있다. 이러한 비관론은 김정은이 지배하는 북한 내부의 불확실성에 의해서 더 힘을 얻는다. 김정은의 무자비한 통치하에서 북한의 군부가 아무리 말을 잘 듣는다 하더라도, 완전한 비핵화에 관한 합의를 북한의 군부가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정부나 미국정부 모두 단계적인 접근방식을 수락할 수 없다. 그리고 만약 북한이 단계적 접근방식을 추구한다면, 이는 또 한 번의 위기, 그에 따른 군사적 조치의 가능성 그리고 심지어 한반도에서 전면전으로 비화 된다면, 전체협상이 파기 될 것이다. 한국정부와 미국정부는 그러한 위험을 알고 있으며 그리고 북한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북한이 이전의 방식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다. 왜냐하면 김정은은 핵무기를 개발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운 반면에 비핵화로 얻는 이익이 크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 같다.
판문점 선언에서 완벽한 비핵화에 대한 명백한 약속을 얻어냄으로써, 남한은 5월말에 열릴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에 초석을 마련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의 세부사항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 김정은을 상대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미국정부가 선호하는 포괄적인 일괄타결과 북한정부의 단계적이고 동시적 접근방식 사이에 타협을 필요로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비핵화를 진행시키기 위해서 더 현실적이고, 유연하며, 그리고 창의적으로 북한을 다루는 방법을 생각해 내야만 할 것이다.
남한도 내부적인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남북한 사이에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남한에 주둔한 미군은 어떻게 될까?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에는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타당한 이유를 찾기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철수에 대해서 보수야당의 강력한 반대가 있기 때문에 결국 문재인에게는 중요한 정치적 딜레마로 작용할 것이다. 심지어 개각을 한 후에 판문점 선언의 실행을 담보하기 위해서 문재인이 판문점 선언의 국회 인준 추진을 원한다 하더라도, 보수야당은 국회인준을 막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판문점 선언의 실행을 지체시킬 것이다.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훨씬 전부터 문재인의 목표는 평화롭고 핵무기가 없는 한반도였다. 판문점 정상회담이 그의 꿈을 실현시킬 새로운 역사적인 기회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문재인은 평화로 가는 앞길에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신중하고 인내하며 책임감 있게 그의 오랜 목표를 향해 접근할 것이다.
(번역: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백영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