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국방과학 전문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창립 45주년을 맞아 지난 5일(수)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대전 본소에서 개최된 국방과학연구소 창립 45주년 기념식에는 박정희 대통령 당시 ADD 창설에 주역을 맡았던 오원철 전 청와대 경제수석, 서정욱 전 소장, 윤응렬·구상회 전 부소장 등 6명의 창설멤버가 참석하여 눈길을 끌었으며, 400여명의 ADD 임직원들은 창설멤버들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수여하였다.
ADD는 자주국방과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박정희 대통령 지시에 의거, 국방연구개발을 전담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 연구기관으로 창설되어 지난 45년간 국방에 필요한 병기장비 및 물자에 관한 기술적 조사, 연구, 개발 및 시험과 이에 관련되는 과학기술의 조사연구 및 시험을 담당해 왔다.
6.25 이후 각 군에 흩어져 있었던 국방과학기술 연구소들을 1970년 8월 6일에 박정희 대통령이 한 곳에 끌어 모아 만든 것이 국방과학연구소(ADD)인 것이다. ADD는 창설 이후 북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유도무기 개발과 더불어 지상, 해상, 공중 등 각 전장에서 운용 중인 171종의 무기체계를 국산화하여 우리 軍의 전력증강에 기여하였다.
또한, 국방연구개발에 25조원을 투자하여 297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KT-1 기본훈련기, K2전차 기술, 함대함유도무기 해성 등의 방산 수출을 활성화하여 국가 경제에도 꾸준히 기여하는 등 국방과학기술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대한민국을 세계적 수준의 무기체계를 독자 개발하는 선도적 국가로 탈바꿈시켰다. 박정희 대통령의 '창조국방'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정홍용 ADD 소장은 기념사를 통해 “지난 45년간 자주국방을 향한 사명감으로 불철주야 노력한 연구원들의 헌신과 국방과학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있었기에 안보가 굳건할 수 있었다”며 “연구소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여 국가안보는 물론 경제 및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이자 세계 일류의 연구기관으로 발돋움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씨앗 뿌린 국방과학기술, '박근혜 대통령 때 열매 맺어야'
그러나, 국방과학연구소의 미래가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우선적으로 예산 및 인력부족으로 리스크가 큰 연구를 수행할 수 없어, 100% 성공이 가능한 안정적인 연구 위주로 연구소를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어 국방기술 발전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또, 예산부족으로 17년 전에 개발한 K-9 자주포 등 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업그레이드 연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 바이어가 국산무기 구매상담을 하면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업그레이드 결과물과 향후 업그레이드 계획인데, 국산무기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어 수출에 지장이 발생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아반떼 기본모델로 17년 동안 버티면서 사가던지 말던지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또, 연구인력들의 평균 나이가 46세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방대한 업무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개발보다 행정업무에 치우치고 있어 국산무기의 개발에 많은 힘을 쏟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 국방분야 종사자의 수가 미국이 인구 1만 명당 4명, 영국과 중국이 2.4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0.5명으로 주요국들과는 비교대상이 아예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DARPA의 경우 약 400여명 인력 중 50여명이 PM(Project Manager)이고, 약 250여명이 행정지원 인력이며, 군에서 각종 계약업무를 지원해 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무가 DARPA에서 군으로 이관되어도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협력체계가 약해서 업무가 이관되는 순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 구조적 모순점을 가지고 있다.
또,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 TRJ의 경우 1000여명의 인력 중 500여명이 기술개발 인력이고 500여명이 행정인력인데, 이 500여명이 사용하는 예산이 우리나라 ADD보다 더 많은 상황이어서 우리나라 ADD가 경쟁을 하기에는 벅찬 상황인 것이다. 또, 업체주도로 개발이 진행되다보니 우리나라가 최초에 전차를 만들 때 참여하였던 400여명의 기술 인력들이 현재는 8명 밖에 남지 않아 기술의 단절이 매우 극심한 상황이다. 전투기 엔진과 같은 기술은 장기간에 걸쳐 천문학적인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주도적으로 해야 하지만, 예산 및 인력부족 등으로 핵심기술 개발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 ‘방산비리는 이적행위’ 발언, 해외무기도입 비리가 국내업체 비리로 둔갑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방산비리는 이적행위'라고 지적하면서, 해외무기도입 과정에서 발생하였던 비리사건들이 '방산비리'로 포장되니, 국내 방산기업들의 수출길이 모두 막히는 등 '2차 메르스'를 치루고 있다. '방위산업'의 줄임말인 '방산'은 국내에서 행해지는 국방관련 연구개발·생산·인력고용 등의 행위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말이기에 '방산비리'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면 국내 업체들 전체가 비리집단으로 포장되는 것이다.
국내 방위산업체들은 방위사업법 세부법령에 의하여 '방산원가'를 공개하게 되어 있기에 비리가 생길 틈이 매우 적은 반면, 해외에서 무기를 도입할 경우는 우리가 급해서 해외 직접구매를 하는 것이기에 협상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의 수법인 원가부풀리기, 뇌물 등과 같은 비리가 발생할 여지가 매우 큰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박근혜 대통령의 참모진들이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방산비리는 이적행위'라고 용어를 잘못 사용함에 따라 대한민국 방산제품들의 수출길을 대통령이 모두 틀어막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길이 막히자 국방관련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거나 기술을 중국에 넘기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한국군에 납품하기 위해 만든 국방제품들이 중국군 전력증강에 도움을 주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선량한 국내 기업체들이 무너지는 것을 막고 국방과학기술 개발에 신경을 더욱 써야 할 것이다.
면허생산 하던 일본, P-1 해상초계기 독자개발, ‘한국, F-16 면허생산 기술로 T-50 수출’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중형여객기를 면허생산 하면서 쌓은 기술을 활용하여 P-1 해상초계기 독자개발에 성공하였다. 또, F-35 면허생산을 추진하는 등 착실히 기술을 쌓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F-16을 면허생산 하면서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와 F/A-50 경공격기를 개발하여 수출한 역사가 있다. 우리도 국방기술 개발에 투자만 하면 일본만큼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때, 축적된 기술기반을 바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KFX 전투기 사업에 도전하는 등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결과들을 바탕으로 하여 국방기술 연구에 막대한 지원을 한다면 국방력 강화와 산업고도화 및 수출증대 등 다양한 목적을 이룰 수 있기에 차분하게 다시 방위산업 육성 전략을 짤 필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의 업적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시킬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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