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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러닝의 가능성과 우수성 '교육효과 탁월' 입증

능동적인 협력 학습을 통한 질 높은 수업 가능해져

                                                                       
                                                                    울산과학기술원 교수학습센터
                                                                           팀장 범수균 (이학박사) 


국내에선 ‘거꾸로 교실로 많이 알려진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의 가능성과 우수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십수 년 전의 일이다. 부산에 위치한 T 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초빙교수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본인이 맡고 있는 수업은 컴퓨터 실습과목으로 플래시(Flash)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애니메이션을 구현하고 직접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컴퓨터게임을 제작하는 실습과목이었다. 

해당 과목은 특히 학생 수요가 많았으며 정원 40명으로 구성된 5분반을 운영해야 했었다. 물론 젊은 혈기와 열정으로 열심히 강의를 했지만, 같은 농담도 다섯 번 해야만 했던 수업 부담은 적지 않았다. 이 무렵 강의 영상 콘텐츠 제작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나는 매뉴얼 같은 강의 활동에서 벗어나고자 늦은 밤까지 강의 내용과 실습과정을 컴퓨터 화면으로 녹화(스크린 캐스팅)하며 개인 홈페이지에 강의 자료를 탑재하였다. 

그리고 2003년 1학기 첫 수업시간이었다. 학생들에게 수업 전 반드시 녹화된 강의를 보고 교실 수업에 들어오라 주문하였다. 수업시간에는 실습과제가 주어지고 과제를 수행 완료한 학생은 수업을 종료하고 교실에서 퇴실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도 제시한 새로운 수업 방식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 생각처럼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처음엔 학생의 절반 이상이 동영상 강좌를 시청하지 않고 오는 것이었다. 당시엔 학생들의 학습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학습관리 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이 없었기에 학생들이 사전에 동영상 강의를 보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수업시간에 실습과제를 수행하는 학생들의 실습과정과 태도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하여 포기할 수는 없었다. 

동영상 강의를 안본 학생은 주어진 수업시간에 듣게 했고 준비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습과제를 수행해 나갔다. 나는 주로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옆자리에서 지도하였고 수업시간에 동영상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과도 소통하며 동영상 강의 내용의 이해를 도왔다.


이렇게 수업이 진행되자 수업을 준비하고 온 학생들은 과제를 완성한 후 조금 더 빨리 퇴실할 수 있었으며 수업을 준비하지 않은 학생들은 점차 줄어갔다. 과제 수행을 위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열심히 듣고 오게 되었다. 그리고 실습 중 필요할 때면 동영상 강의를 찾아 직접 확인해가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며 나는 잊을 수 없는 흥미로운 일을 발견하였다. 

솔직히 이전해까지만 해도 본 수업을 통해 한 학기 동안 하나의 게임 제작도 어려워했던 학생들이 수업 방법을 바꾼 뒤엔 개인별 두 가지 형태의 게임을 완성하고 또 다른 수준별 개별 과제까지 수행하였다. 나 역시 믿을 수 없는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찾고자 많은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찾은 원인은 바로 여기에 이것이었다. 

수업 중엔 나뿐만 아니라 학생들 간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마법과 같은 협력 학습이 이루어졌던 것이었다. 학생이 또 다른 학생을 가르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하는 것이었다.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학생들 스스로가 동료의 코치가 되고 촉진자가 되어 능동적으로 실습과제를 수행해 나갔던 것이다.

나는 반복적인 강의 부담을 줄였으며 특히 뒤처진 학생들 대상으로 지도하며 한 층 여유와 재미있는 질 높은 수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전통적인 강의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을 땐 따라오지 못하고 포기했던 학생도 많았고 진도 맞추기에 급급했었지만 수업방식을 이렇게 바꾼 뒤엔 모든 게 바뀌었다. 학생들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더 많은 과제들을 큰 문제없이 수행하였으며 포기하는 학생 없이 모두가 수준에 맞는 과제를 수행하였고 자신이 이룬 성과와 결과에 만족해하였다.

그땐 최근 쟁점화되고 있는 플립 러닝(역전 학습, 반전 학습, 뒤집힌 학습, 거꾸로 교실 등)에 해당하는 용어가 무엇인지도 모를 때였지만, 값진 수업 경험과 성과는 나의 뇌리에 깊이 남게 되었고 플립 러닝의 가능성과 우수성에 대한 신념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다년간의 플립러닝 수업 운영과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플립러닝은 물론 국내외 다양한 교육 혁신 사례들을 계속해서 소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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