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치료의 앞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에밀리 화이트헤드(Emily Whitehead)라는 소녀의 사례에 주의를 기울일 법하다. 에밀리는 불행히도 겨우 다섯 살 때 흔한 소아암 중 하나인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걸리고 말았다. 이 병에 걸린 어린이들 중 98%는 몇 주일 동안의 치료를 받으면 병세에 차도를 보인다. 하지만 에밀리는 몇 차례의 화학요법을 받은 후에도 병이 계속 재발했다.
더 이상 다른 치료 방법을 찾기 힘들어진 에밀리의 부모는 결국 2012년 초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Children’s Hospital of Philadelphia, CHOP)의 세포치료 실험에 딸을 참여시켰다. 어린이 병원 의료진은 에밀리에게서 (면역 시스템에서 경찰 특수기동대 역할을 하는) T 림프구라는 일종의 백혈구를 수집한 후, DNA를 수정하여 에밀리의 암을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수정한 림프구를 에밀리에게 주입하자 림프구들이 증식하여 암을 제거했다. 그 이후로 다행히도 에밀리는 암을 완전히 극복했다.
세포치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 에밀리의 사례는 잘 알려져 있다. “에밀리는 세포치료에서 대표적인 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더 빨리 진보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인물이기도 하죠. 치료 결과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아직 세포치료 과정은 대단히 자원집약적이며 엄청난 양의 수작업이 필요 합니다. 치료 전 과정에 걸쳐 손으로 쓴 라벨이나 클립보드, 필기구 등이 여전히 많이 쓰입니다. 속도와 규모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비용을 감소시킬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로완 채프먼(Rowan Chapman) GE벤처 헬스케어 투자부문 책임자의 말이다.
GE벤처가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과 협업하여 지난 4월 비트루비안 네트워크(Vitruvian Networks)를 설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트루비안 네트워크는 환자와 혈액은행, 병원, 치료제 생산자를 연결하기 위해 첨단 제조기술, 데이터 분석기술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테크 기업이다. 이들은 세포치료를 산업화하고자 한다. “오늘날 세포치료는 대부분 단일 병원에서만 국한되어 이루어지는 프로세스입니다.”
비트루비안 네트워크 글로벌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하이디 헤이건(Heidi Hagen)은 이렇게 설명한다. “세포치료가 상업적으로 승인되고 그 규모가 확장되려면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보안이 유지되고, 디지털 투명성을 제공합니다. 앞으로 산업 표준을 만들고 품질 기준을 높이기 위해 여러 파트너 기업들과 협력할 것입니다.”
엄격히 말해 비트루비안 네트워크는 실제 치료사업을 하는 기업이 아니다. 비트루비안 네트워크는 카이트 파마(Kite Pharma), 주노 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 노바르티스(Novartis), 그 외 업계의 핵심 기업들을 위해 여러 부분을 하나로 종합하는 디지털 연결 조직이다. “우리는 오케스트라처럼 병원, 혈액은행, 운반업체, 치료제 생산자를 포함한 여러 주체를 조정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합니다.” 헤이건의 설명이다. GE는 2021년까지 세포치료 산업 규모가 1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예상한다.
세포치료는 변화하는 부분이 많고, 이들 사이의 연계는 결함 없이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환자들 대부분은 여유 시간이 거의 없으며, 치료 과정에서 정확함과 속도는 종종 생과 사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헤이건은 “세포치료를 상업화하고자 한다면 세포 채집, 운송에서 DNA 수정, 치료 결과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원활히 추적하고 연결할 수 있는, 국가적이고 나아가 전세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에밀리가 받은 치료는 ‘자가 면역요법(Autologous Immunotherapy)’이라 불린다. 우선 의사들은 혈액원에서 환자의 혈액을 채취한다. 이는 투석과 유사하며, 여러 시간 동안 계속된다. 그 후 특수 기계를 이용해 T림프구를 채취한 후 이를 생산시설에 보낸다. 이곳에서 환자의 백혈병을 공격하도록 DNA를 수정하고, 수정된 세포들은 바이오 리액터 내에서 증식시킨다. 이 과정에 3~6주일이 소요된다. 그 후 수정된 면역 세포들을 병원으로 옮겨 환자들에게 다시 주입한다. “품질 보증과 품질 관리 모두를 갖춰야 합니다.” 에이미 듀로스(Amy Duross) GE벤처 신규사업발굴 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세포는 ‘살아 있는 약’입니다. 만약 실수로 다른 사람의 세포를 받는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비트루비안의 솔루션은 운송 및 생산에서 주문, 일정관리, 품질관리에 이르는 모든 것을 “조율하고(Orchestrate)”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듀로스는 기술을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 간호사들은 전화나 팩스를 통해 일정을 조정하고 업데이트를 수신합니다. 이는 비효율적이며 귀중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러나 디지털 연결성 덕분에 이면에 숨어있는 엄청난 복잡성을 간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 공급자, 치료제 생산자 등은 치료 시작부터 전 과정을 거치며 지속적으로 원활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경험을 누립니다. 우리 시스템은 아마존(Amazon)과 페덱스(Fedex)를 결합한 것에 가깝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최적화된 일정 관리창구를 갖게 되죠. 환자의 세포에 변동이 생겼는지, 환자의 혈액을 다시 채취해야 하는지, 세포 특성이 어떻게 치료 시간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최신 정보가 제공되고 여기에서 데이터 통찰력을 얻습니다.”
메이오 클리닉에서는 더욱 발전된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비트루비안에 생체지표, 프로세스, 결과와 관련된 데이터와 전문지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비트루비안은 GE가 제트엔진에서 발전소에 이르는 모든 것을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하기 위해 산업인터넷용으로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와 GE헬스케어 자체의 세포치료 사업에서 얻은 노하우를 활용할 것이다.
비트루비안 네트워크는 에밀리에게 고통을 주었던 백혈병 같은 난치성 혈액암을 대상으로 먼저 시작한다. “이는 현존 치료법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막다른 길에 이른 특정한 혈액암 환자들이 대상입니다. 그러나 그 잠재력은 대단합니다. 앞으로 개인맞춤형 의학 분야에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고, 혈액함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입니다.” GE벤처 로완 채프먼의 말이다.
[ 자료제공 = GE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