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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아프가니스탄을 서둘러 포기한 진짜 이유

- 아프간 철수는 경제적, 이념적 베트남 시대로의 회귀
- 20년간 아프간에 막대한 예산, 생명, 거짓말 갈아넣은 미국
- 거대 인플레, 경제 참사 피하기 위한 바이든의 고육지책?
- 과거는 군산복합체, 이제는 억만장자들만 대박 터뜨려

지난 23, 러시아의 국제정세 온라인 매체 “NEO(New Eastern Outlook)”는 미국 국제정치 분석가인 Phil Butler의 극도로 시니컬한 아프간 사태 비평을 실었다. 결론적으로 돈 때문이라는 것이다.

 

거의 모든 미국 언론들이 바이든의 인지 부조화(치매)에 대해 떠들어대는 데다가, 이번 아프간 철수가 그의 탄핵을 실현시킬 결정타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온 세상이 그의 이번 철군 결정을 비난하고 있다.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최첨단 신형 무기까지 몽땅 탈레반의 손아귀에 내버려두고 도망치듯 철수한 바이든의 저의가 궁금해진다. 버틀러의 얘기를 들어보자.

 



현재 1만여 언론 매체에 일제히 실린 카불의 현장 사진들을 보면,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더불어 과거 사이공 철수 당시 장면들이 떠오른다. 다만 이번에는 아프간 사람들이 탈레반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미 공군 수송기의 랜딩기어에 매달리다 추락하는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확인된다. 무엇보다 씁쓸한 것은, 현 아프간 상황을 쳐다보면 반세기 전 미국이 동남아에서 입은 상처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또 다시 참패했다.

 

전세계 각국 기자단은 바이든 대통령이 저지른 이념적 대재앙에 대해 파악하려 애를 쓰고 있다. 이들이 강력한 특종을 터뜨리고 싶다면, 수조 달러의 예산과 수십만 명의 목숨, 20년간 계속된 거짓말 정도는 갈아 넣어야 하는 거라고 말해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무리 예리한 분석도, 선정적인 보도도 오류를 피할 수 없다


이번 아프간 철수의 사실관계는 전부 뒤틀렸기 때문이다.

 

사실은 바이든 대통령이 마냥 조느라 동맹국들이 탈레반의 아프간 탈환에 대해 온갖 불평을 쏟아 내리라는 것을 깜빡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 수개월간 누군가 미국 대통령에게 의도적으로 나쁜 소식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외교 정책에서 아프가니스탄은 한번도 제대로 주목받은 적이 없었으며 지금껏 찬밥 신세였다. 카불의 상황이 나빠 보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베트남 전쟁 시대를 좀 들여다봐야 한다.

 

우리 모두는 퇴임 직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미국의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에 대해 어떤 경고를 했는지 알고 있다. (1961 1 17일 자신의 퇴임연설에서 미 군부와 군수산업 세력의 상호의존적 결탁 체제를 뜻하는 군산복합체 덕분에 앞으로 미국은 항상 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 경고했다: 역자)

 

전쟁으로 두둑하게 한몫을 챙기는 자들은 오류투성이 도미노 이론을 가지고도 수조 달러에 이르는 대박을 쳤다. 즉 군산복합체의 대주주인 그들은 미국과 베트남 국민들의 고혈을 짜내 그들 만의 기름진 금융 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이제는 그다지 비밀도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망각해버린 진실은 사이공 함락 직후 한동안 미국을 괴롭혔던 경제 참사이다.

 

[거대 인플레이션(the Great Inflation) 1965~1982]라는 제목의 보고서(연준 역사 웹사이트 발간)를 접한다면, 혹자는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 린든 존슨 대통령이 당시 극도로 분열된 미국 사회를 봉합하고 거대한 사회복지 혁신을 위해 제안한 국가 비전. 역자)가 어떻게 위대한 재설정(Great Reset)을 밀어붙였는지에 눈을 뜨게 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를 새삼 재확인하게 될 것이다. 비록 당시 경제학자들은 스태그플레이션 따위로 욕을 얻어먹긴 했지만 말이다.

 

현재 바이든이 처한 상황은 수십년 전 닉슨이 직면했던 상황의 판박이일 뿐만 아니라 그 정도는 훨씬 더 심각하다. 어쩌면 슬리피 조(sleepy Joe: 2020 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가 졸린 눈으로 멍청한 실수를 반복하는 바이든을 조롱하며 붙인 별명. 역자) (닉슨처럼) 쫓겨날지 모르겠다.

 

2021년 미국은 석유 파동, 부동산 거품, 경제 파탄 직전의 1975년으로 돌아갔다. 여기서 앞서 말한 베트남 시대 상황에 대한 기사 한 줄을 인용해 보자.

 

거대 인플레이션의 기원은 통화 공급의 과도한 증가를 허용했던연준의 계략이었다.

 

린든 B. 존슨의 위대한 사회에는 베트남 전쟁 때처럼 비용이 많이 들었고, 달 탐사에도 만만치 않은 돈이 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닉슨이 강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달러 중심의 금태환 정지를 선언해 버리자, 달러는 말 그대로 종이 쪼가리, "속 빈 강정"이 되었다.

 

브레튼우즈 협정(1944년 서방 44개국이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시키고,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금환본위제도 실시에 합의. 역자)의 파탄, 낮은 실업률을 추구하는 소위 필립스 곡선(인플레이션과 실업률간 역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냄. 역자), 그리고 재정 불균형 및 에너지 부족과 같은 파장들이 사이공이 함락될 즈음 막을 내렸다.

 

조지아 남부 출신의 땅콩 농부 지미 카터가 대통령 집무실을 차지하자, 테헤란에서 인질이 납치됐고, 과거 페르시아 제국이던 이란의 팔레비 왕조가 몰락했으며, 러시아를 증오하던 폴란드 출신 안보 책사였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카터 대통령에게 "미국에게 베트남에 해당하는 아프가니스탄을 소련에게 내주라"고 귀띔했다. 결국 미국은 소련의 아프간 침공을 유도해 미국이 베트남 전쟁으로 휘청거렸듯, 소련을 몰락으로 이끌었다.

 

이제는 우리 모두 (전쟁의) 본질을 깨달아버렸다. 그래서일까?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어제 일처럼 생생하고 끔찍하게 느껴져 허탈한 웃음만 나온다.

 

사이공의 배신이 한창이던 당시 원유 가격은 4배나 뛰었으며, 이는 후에 이란 혁명이 불러온 1979 2차 오일쇼크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2차 오일쇼크는 석유 가격을 또다시 3배나 올려놓았다.

 

취임 후 기밀서류를 손아귀에 넣으려 기를 쓰는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팔을 낚아채는 참모들, 그런 그림이 바로 이 시끄러운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진짜 모습이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과의 만남과 미니 리셋(Mini Reset: Great Reset을 비꼼. 역자)도 엉망진창이 됐다.

 

1980년 여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14.5%까지 치솟았고 실업률은 7.5%를 넘었으며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있어 카터는 <무능> 그 자체였다. 그후 할리우드 카우보이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로널드 레이건이 등장했다. 청산유수 같은 연설의 달인이던 레이건은 백만장자를 억만장자로 만드는 경제 형태를 도입했고, 군산복합체는 단지 정상궤도에 오른 것만이 아니었다. 그 덕에 미국은 수많은 함대를 건조해냈던 것이다!

 

필자 역시 600척 해군(600-ship Navy: 베트남전이 끝나고 80년대, 레이건이 막강했던 미 해군의 위상을 회복시키기 위해 해군 함정을 600척까지 늘리는 프로젝트. 역자) 시절 해군으로 복무했다. 당시 우리 해군이 공구세트나 커피잔에 돈을 쓰는 것은 재정 참사로 간주됐다.

 

이미 20년 전에는 궤멸됐어야 할 인간들(탈레반)의 손아귀에 카불이 들어간 지금,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1980년대 초반의 경기침체가 가져온 장기적인 영향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경제적, 이념적 측면에서 베트남전 시대로의 진정한 회귀로 봐야 하며, 80년대 경제상황과 정책이 어떻게 중남미 부채 위기, 카리브해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장기 침체, 미국의 저축과 대출 위기, 1980~90년대 내내 이뤄진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 채택에 기여했는지 상기해야 한다.

 

정권을 차지한 뒤 전임 제럴드 포드 대통령보다 더 덜 떨어지고 비열한 지미 카터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 바로 현 바이든이다. 재임기간도 더 짧을까? 기대하시라, 친애하는 미국 시민들이여!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오는 진짜 나쁜 뉴스는, 우리에게 알려지는 것들 대부분이 죄다 여론전이자 가짜 민주화라는 코미디란 사실이다. 이와 관련된 예루살렘 포스트 기사를 읽고 나와 함께 배꼽을 잡아보자. 아프간은 위아래, 좌우할 것없이 몽땅 다 썩었다. 그리고 이는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석유 금수 조치라는 대재앙에 직면해 있는데, 이는 마치 주유소에서 교체해준 싸구려 와이퍼처럼 우리의 앞을 캄캄하게 만드는 짓이다.

 

오바마와 트럼프 둘 다 코웃음 쳤던 지구 온난화는 지구를 구석구석 집어삼키는 산불(실제적이고 비유적인)이 되어 나타났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미국에서는 울타리가 너덜너덜 망가진 쓰레기 같은 집이라도 가격은 수십만 달러에 달해 평범한 노동자들이 집을 가질 가망성은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재정적자를 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새로운 변종들이 백신을 맞은 사람이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공격해 전세계는 다시 한번 폐쇄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기레기들은 카불의 함락에 대해 짖어대고 있다.

 

한편, 투자 자산 30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초고액 순자산 개인은 2020년 전세계적으로 24%나 늘었다. 물론 가계 자산은 딱 그만큼 떨어졌다. 전염병이 시작된 이후 마이클 블룸버그는 68 9천만 달러를 더 벌어들였다. 우파의 오랜 친구 루퍼트 머독(폭스뉴스 회장) 140억 달러를, 조지 소로스는 83억 달러의 재산을 더 늘렸는데, 이들은 다 뉴욕 출신 억만장자들이다.

 

모든 미국 거부들의 재산은 2020 3, 2 9천억 달러에서 올 7월까지 불과 16개월만에 4 7천억 달러로 늘어났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이 전염병 기간 동안 재산을 2배로 늘렸다. 일론 머스크는 재산이 8배로 늘어났다. 이 자들을 언급하는 이유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부자 400>에 이름이 올라있으며, 그들 거의 모두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거나 자기네 사회적 위치로부터 영향력을 얻었으며, 게다가 지구적 대재앙으로부터 유일하게 이득을 보고 있는 자들이 바로 이 <엘리트>들이기 때문이다.

 

, 이제 바이든이 어떻게 카불에서 탈출해야 하며, 그것도 빠르게 해내야 했는지 그 배경을 살펴보자.

 

기존의 시스템은 붕괴됐다.

 

전 세계 대부호들이 야기해낸 막대한 경제 손실은, 당연하게도, 나머지 99%의 보통 사람들이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돈 찍어내는 기계(글로벌 기업들)는 무지막지하게 크고, 어이없을 정도로 약해 빠져서, 기후변화 같이 곧 닥쳐올 대재앙 때문에 이 엘리트들은 평소보다 더 호들갑스럽게 한 걱정을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이 바로 아프가니스탄 골짜기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철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분명 우리가 모르는 엄청나게 큰 일이 생긴 것이다.

 

미국은 필라델피아의 SUV 운전자들 전체를 만족시킬 만큼의 막대한 전략적 석유 매장량 대부분을 소진해버렸다.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 에너지 생산국들을 압박해봤자 공급량을 늘리는 데는 별 소용도 없다. 사우디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퍼올리는 기름 중 바닷물에 섞지 않은 순수 원유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바이든은 미국의 명성 따위는 염두에 없다. 사실, 어느 누구도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지만 말이다. 게다가 이미 일은 저질러졌다.

 

인류가 직면하고 있다는 기후 변화 역시 이제 그 정체가 드러나는 결정적 순간이다.

 

냉담과 거절만 일삼던 중앙은행들은 서둘러 수십년 세월을 되돌리려 발악을 하고 있다. 그에 비해, 아프가니스탄이나 베트남은 미국이라는 위대한 사회를 파멸시킬 더 큰 격변 속으로 들어가는 아수라장이며, 수십억 국민들을 암흑의 시대로 내던지고 있다.

 

바이든도 이를 알고 있고 푸틴도 노심초사하는 것 같다문제는 너무 늦게 조언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은행가들조차 불안에 떨고 있는 듯하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방글라데시까지 기후 변화의 영향은 조류와 함께 세상을 덮쳐오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으며, 지중해 같은 곳의 기온이 달라지고 있다. 헐리우드에서나 그려볼 수 있는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 오직 현실에서 말이다.

 

 

<저자 소개>


필 버틀러는 정책 연구 및 분석가, 정치학자 및 동유럽 전문가로 최근 베스트셀러 '푸틴의 친위대' 및 다른 서적들의 저자이다. 그는   "New Eastern Outlook"에 독점 기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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