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을 비롯하여 역사적인 미북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일본의 인터넷 뉴스매체 '다이아몬드 온라인'은 지난 10일자 보도에서, 전 주한대사 무토 마사토시의 입을 통해 북한의 감춰진 속내와 회담 상대국의 대응전략을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6자회담
지난 6일 일본경제신문은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나는 이것으로 북한이 ‘미국의 페이스로는 비핵화 논의를 하지 않겠다’라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보며, 미북회담이 결렬됐을 때를 대비해 중국을 자기 편으로 확보하는 한편, 중국 주도의 다자회담 재개를 의뢰한 것이라고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은 미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남한과 괌의 전술핵도 함께 없애는 것을 의미)’나 ‘단계적 비핵화’등 미국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하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것을 사전에 중국 측에 이야기하고 이해를 구한 게 아닌가?
그래서 미국과 협의가 결렬됐을 경우, 북한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6자회담이란 카드를 꺼내 보인 뒤, 북한 측이 주장하는 라인을 통해 교섭을 이어가면서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원래 북한은 자신의 비핵화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북한이 말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로서 그것은 괌 등에서 미군의 전술핵이 북한을 위협하지 않는 것도 포함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개념이다.
한편, 남북한 회담의 주제로서 언급되고 있는 ‘평화체제 구축’은 어디까지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주한미군 철수나 축소를 통해 궁극적으로 북한의 체제보장을 꾀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단계적 비핵화’는 핵카드를 든 채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먼저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제안이라면 벌써 1994년 미북합의, 2005년 6자 회담에서 경제지원을 얻고 약속은 파기하는 모습을 본 경험이 있는 터라 ‘또 저렇게 나오는 군!’하는 느낌이 들 뿐이다.
요컨대 북한은 실질적으로는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고 시간을 벌어, 그 사이에 경제지원을 얻어내려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태도가 급변한 것은 대북강경파 2인의 트럼프 행정부 합류 때문
북한과 중국측 관계자에 의하면 북중회담에 대한 말이 돌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이다. 그때까지 북한은 중국 측의 세 차례에 걸친 방중제안에 콧방귀도 뀌지 않다가 최근 태도가 급변했다.
그 배경은 미국이 온건한 대화 중시파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시키고 그 후임으로 폼페이오 CIA국장을 지명한 것과, 맥매스터 외교안보 보좌관을 대신하여 볼턴 전 유엔대사를 취임시킨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 북한공격의 가능성이 높아진 걸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의 압력을 피하기 위해 그들에게 극단적으로 호의적인 문 정권과 대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문 정권은 김정은 위원장의 의향에 잘 호응해서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연기시키고, 훈련 재개 후에도 핵 항공모함의 참가는 보류시켰다. 그 때까지만 해도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하면서 직접 트럼프 정권과 대치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국은 잘 구워삶았지만 미국을 상대해서는 그것도 간단치 않다. 게다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을 초강경파들이 둘러싸고 있다. 그런 상황변화 앞에서 한국만을 방패로 삼아서는 불안하다는 생각에 중국이라는 뒷배가 필요했다고 판단된다.
대화는 시간벌기나 속임수여서는 안된다
하지만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어쨌든 잘된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미북회담이 결렬되더라도 6자회담이 남아있다면 여전히 전투행위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계속 협상국면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들을 한다.
그러나 북한이 핵미사일을 보유한 상태로 협의를 이어간다면, 추후 일본의 안전보장에 있어서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단순히 ‘한반도에서 전투가 일어나지만 않는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라고 하는 생각은 그래서 위험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의 행동으로부터 배운 것처럼, 우리도 그동안 북한의 행동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대화는 ‘시간벌기’가 되어서는 안되고, 경제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속임수’가 되어서도 안된다. 요컨대 일본은 대화를 하면서도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대응 여하에 따라 북한에 대한 지원보다 압박을 높일 필요도 있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미일(韓美日)의 약점을 어떻게 공략할까 빈틈없이 준비해서 대응하고 있다. 지금까지 실컷 휘둘려온 일본도 이제는 철저히 대응책을 준비해서 북한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일(美日)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충동적인 성격의 소유자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보다 자신이 의지에 따라 행동하고 그에 대해 자화자찬하곤 한다. 워싱턴의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는 북한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하는 사람이 없으며, 과연 정상회담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우려가 많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상담역이 될 사람이 아베 총리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드시 조언해야 하는 두가지
아베 총리는 과거의 행동으로부터 북한의 본질을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안이하게 타협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절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반드시 다음의 두가지를 조언해 주었으면 한다.
우선, 문 대통령의 ‘친북 정책’은 북한의 비핵화까지는 추구하지 말고 핵 동결과 경제지원을 맞바꾼 뒤 ‘단계적 비핵화를 추진하자’라는 것으로, 북한과 가일층 유화적 분위기를 추진하려는 입장이 확고하게 담겨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북한의 주장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4월 27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여 경제협력에 합의하는 것이 아닐까 염려스럽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없이 경제협력은 절대 없다’라는 점을 확실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고노 다로 외무대신이 말한대로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한미일(韓美日)이 합의해야 한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우선 핵동결’이라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한반도 비핵화’라고 하는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미일(美日)은 절대 반대라는 것을 명확히 표시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의 ‘대북 유화정책’의 성과로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왔다고 볼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점은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어떻게든 그것만은 피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는 사실도 증명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계속 강하게 나와도 북한으로서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타협하지 않도록 문 대통령을 설득해 주길 바란다.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뿐이다.
애초에 북한의 페이스대로 모든 일이 진행된 것은 한미일(韓美日)의 협력 베이스가 애매한 가운데, 한국이 친북적 자세로 북한과 교섭을 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번 더 원점으로 돌아가 북한과의 교섭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비핵화’에 대한 미일(美日)과 한국의 생각 차이를 조율해야 한다.
미북회담 결렬시에도 6자회담은 없다는 것을 중국에 전해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중국에 대해서는 미북회담이 잘 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6자회담이라는 선택지는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미북회담에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나 ‘단계적 비핵화’등의 말을 꺼낸다면 그 이상의 어떤 대화도 필요없고, 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문제해결의 길은 없다는 의지를 북한에 전달해야 한다.
중국은 현재 미국과의 무역문제 때문에 고민에 빠진 상황이며, 미국과의 관계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미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한문제 해결에 최대한의 노력을 쏟는 것이 그들로서는 피할수 없는 선택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는 일이 있다면 미중(美中) 무역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해질 뿐이라는 걸 깨닫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북일회담에 있어서는 인내심있게 북한의 태도를 지켜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북일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말하자면
일본 국내에서는 일본만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늦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 확실히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북일정상회담이 필수적이다. 일본에게 북일정상회담을 해야 하는 동기는 납치문제 해결에 있지만, 북한의 동기는 일본으로부터 전후(戰後)처리의 일환으로 거액의 경제협력자금을 받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일본이 거액의 자금지원을 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보존,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을 돕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런 상태로 북일정상회담이 진행되면 일본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진다.
그리고 일본이 북일정상회담을 서두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면 북한의 페이스대로 회담이 진행될 수 있다. 그것은 무척이나 곤란한 일이다. 인내심 있게 대응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