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지난 29일 “트럼프는 희망적, 하지만 미북회담에 앞선 여러 회의론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수수께끼의 북한 지도자가 기차를 타고 은밀하게 중국여행을 했다. 목적은 중국과 이해관계 동반자임을 확인하고 자국의 비핵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위의 문장은 김정은의 중국방문 기사처럼 들린다. 하지만 아버지 김정일이 죽기 몇 달 전, 2011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와 내용이 비슷하다.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급진전했다는 것뿐이다.
수요일 김정은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소식을 전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자신의 국민들을 위하여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5월로 예정된 미북회담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여전히 많다고 기자는 말한다.
이번 김정은과 시진핑의 만남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미국과 북한이 70년간의 적대감을 깨고 정상회담을 연다면 북한의 비핵화가 협상의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정도로, 이는 이미 너무나 널리 알려진 사실의 재확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미북이 회담을 한다고 했을 때,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이번 중국 방문 보도에서 나오지 않았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에 소개된 김정은의 발언을 살펴보면 평양은 미국으로부터 커다란 양보를 얻어내려 하고 있는 듯 하다고 기사는 밝히고 있다.
김정은은 “남한과 미국이 우리의 노력에 선의로 보답하여, 평화실현을 위한 단계적이고 동시적 조치를 통해 평화와 안정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될 수 있다”라고 말했는데,
오랫동안 북한문제를 지켜봐 온 전문가들에게 위의 말은 그저 오래된 와인을 새로운 병에 담아놓은 것에 불과한 느낌일 뿐이라고 한다.
2011년 5월,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은 중국으로 마지막 여행을 갔고, 후진타오 주석에게 “북한은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해 놓고 나서 불과 몇 달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미 국방부 전직 고위관료 아브라함 덴마크는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의 대응에 따라 얼마든지 유동적인 제시조건이다. 과거에 그들이 내건 조건은 한반도에서 미군 철수, 한미동맹 파기, 동맹국에 대한 핵우산 철회였다"고 전했다.
이번에 6년간의 은둔에서 벗어난 김정은은, 예전에 아버지 김정일이 그랬던 것처럼 삼엄한 경비를 받으며 기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시진핑을 만나 그동안 다소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국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 헤더 노어트는 “김정은의 첫 외국방문은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한 역사적인 걸음이며, 미국 주도의 ‘최대압박’ 전략이 효과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지만, 그 때문에 전 행정부들이 실현하지 못한 북한의 비핵화 및 평화실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김정은 그의 국민들과 인류를 위해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와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다.
하지만 보이는 것만큼 모든 것이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우선, 모든 상황이 북한의 전략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남한에 대한 화해의 손을 먼저 내밀었고,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전역이 북한 핵무기 공격의 사정권 안에 있다고 경고했다. 향상된 군사력을 지렛대 삼아 핵포기는 커녕 공격적인 외교전략을 펼치며 원조와 안전보장을 얻어내려는 것이 그들의 전략일 수 있다.
트럼프가 직접 뽑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매우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불과 한달 전 만해도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주장한 바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북회담이 실패로 끝날 경우 볼턴이 북한 공격을 주장하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한편, 워싱턴 DC 소재 씽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의 전문가들에 의하면, 김정은 역시 미북회담이 실패했을 경우에 대비해 중국과 보험차원의 관계를 확보해 두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일본의 입장에서는 미북회담의 결과가 자신들에게 그다지 좋지 않을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수요일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이 미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초점이 맞춰지고, 일본에게 위협이 되는 단거리 미사일 문제는 간과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으며, 종국에는 북한의 핵무기보유를 인정하는 쪽으로 결론지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언론을 향해 밝혔다.
(번역 : 글로벌디펜스뉴스 외신번역기자 이정한)